짧은생각

owl of Minerva

One more word about giving instruction as to what the world ought to
be. Philosophy in any case always comes on the scene too late to give
it… When philosophy paints its gray in gray, then has a shape of life
grown old. By philosophy’s gray in gray it cannot be rejuvenated but
only understood. The owl of Minerva spreads its wings only with the
falling of the dusk.

G.W.F. Hegel, Philosophy of Right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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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은 만드는 것과 없애는 것

“한 가지 이로운 일을 시작하는 것은
한 가지 해로운 일을 없애는 것만 못하고
한 가지 일을 만들어 내는 것은 한 가지 일을 줄이는 것만 못하다”
(興一利 不若除一害, 生一事 不若滅一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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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는 힘이 거세되다

공자는 생각하지 않는 것과 배우지 않는 것을 경계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學而不思則이요, 思而不學則니라.”

출처 : 논어 위정편

(개인적으로 다음과 같이 해석하고 싶다. 배우는 것은 ‘외부로부터’이고, 생각하는 것은 ‘내부로부터’이기에 때문에, 배우기만 하고 본인 생각이 없으면 휘둘리게 되며, 배우지 않고 본인 생각만 하면 다른 이를 위태롭게 한다.)

생각하지 않는 예수쟁이를 잘 지적한 글(김규항[footnote]’고래가 그랬어’의 발행인[/footnote]씨의 인터뷰)이 있었다.

“인간 예수가 싸우고 고뇌했던 상황과 현실이 오늘 우리에게
해석되어야 합니다. 보수 기독교인들은 예수가 살아 계시다면 현실의 문제를 어떻게 보셨을지 자신의 삶에 생생하게 적용하지
않습니다. 목사의 설교나 강해를 통해 해석된 예수를 주입받기 때문이죠. 성경을 외우긴 하지만 생각하는 힘이 거세돼 버린
것입니다.”

출처 : http://www.newsnjoy.or.kr/news/articleView.html?idxno=26510

성서에도 이와 비슷한 글귀가 있다.

예수께서 이르시되 율법에 무엇이라 기록되었으며 네가 어떻게 읽느냐(개역한글)

예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율법에 무엇이라고 기록하였으며, 너는 그것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느냐?”(표준새번역)

출처 : 누가복음 10장26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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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우리의 불안감

요즘의 경제적인 위기는 우리를 불안하게 만든다. 그 불안을 잘 설명해주는 것이 있어서 여기에 인용한다. 이글은 미국 앤아버 한인성서교회 최 목사님의 설교 일부입니다.

여러분, 우리 나라가 IMF 구제 금융을 겪은 것이 10년 전입니다. IMF를 겪으면서 우리 나라 사람들 가슴 속에 뿌리 깊게
자리 잡은 한 가지 가치관은 “돈이 없으면 안 된다. 돈이 없으면 살 수 없다”는 것입니다. 한국에 사는 사람들 대부분이 드러내
놓고 말은 하고 있지 않지만 모두 “돈을 벌어야 한다. 돈을 모아야 한다”는 것을 삶의 최우선으로 두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모두
돈에 눈이 멀어서, 돈독이 올라서 그런 것이 아닙니다. 불안하기 때문입니다. 직장에서 쫓겨나고, 사업이 망하고, 한 순간에 집이
날라가고, 얼마 전까지만 해도 번듯하게 살았던 사람들이 하루 아침에 길거리로 내몰려서 노숙자가 되고, 이런 것을 보면서 사람들
가슴 속에 나도 어쩌면 저렇게 될지도 모르겠다. 저렇게 되는 것이 한 순간이구나. 저렇게 되지 않으려면 돈이 있어야 한다. 돈을
모아야 한다. 돈이 있어야 살아갈 수 있다. 이것이 자연스럽게 학습되고, 사람들 정신과 가슴 속에 뿌리 깊게 자리를 잡게 된
것입니다. 기독교를 포함해서 정신적이고, 영적인 것을 추구하는 종교인들까지도 그렇게 되었습니다. 이런 신념은 하루 아침에 털어낼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요즈음 우리가 겪고 있는 경제 위기도 사람들 마음 속에 돈에 대한 집념을 더욱 단단하게 뿌리를 내리도록
만들 것입니다.

(중략)

돈이란 것이 많이 있을수록 좋은 것이지만 그렇다고 무한정 가질 수는 없으니 불안하지 않을 정도만 있었으면 좋겠다. 죽을 때까지
걱정하지 않고 살 수 있을 정도만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것이 어느 정도인지도 모르고, 그것을 모을 수 있을
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그래서 불안합니다. 불안하니 위축이 되고, 위축이 되니 갖고 있는 것이나마 잃어버리지 않으려고 애를
씁니다. 갖고 있는 것을 잃어버리지 않으려고 애를 쓰고, 갖고 있는 것을 투자해서 조금만 더 모으려고 하다고 요즈음 우리가 자주
듣고 있는 것처럼 한 순간에 날라가기도 합니다. 돈을 움켜쥐고, 돈을 모으려고 하다 보니 모든 신경이 거기로 모아지게 되고,
그러다 보니 정작 나를 행복하게 만들고, 건강하고 안정되게 만드는 것에 대해서는 신경을 쓰지 않습니다. 돈에 초점이 모아지게
되니 고급하고, 아름답고, 가치 있게 사는 것은 언제나 뒷전으로 밀어 놓습니다. 나중에, 돈이 조금만 모아지면 그 때 해도 되지
않겠나. 우리를 더욱 힘들게 만들고 있는 것이 바로 그런 마음, 그런 생각들 입니다.

그럼 이런 불안감을 어떻게 떨칠까요?

출처 : 일곱 집사를 뽑음(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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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개조론을 읽다

오늘 읽은 ‘생각할 거리’가 많은 글이다.

http://www.goodpol.net/discussion/progress.board/entry/96

우리나라 교육의 여러 현실을 적나라하게 파헤쳐놓은 글로 보인다. 그 중의 객관식 문제의 폐해를 옮기면 다음과 같다.

“객관식 시험이
학생들에게 요구하고 강요하는 노예의 길은 크게 두 가지 기술로 이루어진다. 공부하는 기술이 그 하나요, 시험 보는 기술이 그
다른 하나이다. 전자는 주인이 준 것을 충실히 기억하는 기술이요, 후자는 주인이 묻는 것에 충실히 답변하는 기술이다. 실수는
용납되지 않는다. 실수는 처벌로 이어진다. 여기에는 자유로운 개인의 주체적이고 자율적인 인식과 사유가 자리할 여지가 조금도
없다. 모든 것은 오답을 피한다는 목표로 수렴된다. 노예는 주인이 원하지 않는 것은 피해야 한다. 가장 좋은 노예는 주인이
원하는 것을 즉각적으로 내놓은 노예이다. 명령만 입력하면 자동으로 작동하는 기계 인간과 같은 노예가 가장 좋은 노예인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세분화된 공부 기술과 시험 기술을 충실히 지키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리하여 개인의 자유로운 인식과 사유를
최소화하고 무력화시키며, 궁극적으로는 무화시켜야 한다. 이른바 공부 기술과 시험기술은 ‘노예 행동수칙’이요 ‘기계 인간
수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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