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헌절 아침에 알게 된 시
바이마르 헌법 제 2 조
브레히트 시 / 김남주 역
1
국가의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그런데 나와서 어디로 가지?
그래 도대체 어디로 가는 거지?
아무튼 어딘가로 가기는 가겠지?
경찰이 건물에서 줄줄이 나온다.
―그런데 나와서 어디로 가지?
그래 도대체 어디로 가는 거지?
아무튼 어딘가로 가기는 가겠지!
2
보라 거대한 무리가 행진하고 있다
―그런데 어디로 행진하지?
그래 어디로 행진하는 거지?
아마 어딘가로 행진하기는 하겠지!
지금 국회 주위를 돌고 있다
―그런데 돌아서 어디로?
그래 돌아서 어디로?
아마 돌아서 어딘가로는
3
갑자기 국가의 권력이 멈춘다
뭔가 나란히 서 있다
―무엇이지 그곳에 나란히 서 있는 것이?
글쎄 뭔가 나란히 서 있기는 서 있다
그러자 갑자기 국가의 권력이 고함친다
고함친다 즉각해산이다!
어째서 즉각해산이지?
닥쳐 즉각해산이다!
4
그러나 뭔가는 여전히 그곳에 존재한다
왜? 그 뭔가가 말한다
왜 저놈이 왜라고 말하는가?
저런 놈이 왜라고 말해!
그리고 국가의 권력은 발포한다
그러자 뭔가 쓰러진다
도대체 뭐가 쓰러지지?
왜 금방 쓰러지는 거지?
5
뭔가가 누워 있다 진흙탕투성이가 되어
진흙탕투성이가 되어 누워 있다!
무엇이 무엇이 누워 있는가?
무엇인가가 누워 있다
그곳에 무엇인가가 누워 있다 숨이 끊어진 채
그러나 그것이야말로 국민!
진짜로 그것이 국민?
그렇다 진짜로 국민이다.
Artikel 1
Das Deutsche Reich ist eine Republik.
Die Staatsgewalt geht vom Volke aus.
-Weimarer Reichsverfassung
제1조
독일제국은 공화국이다.
국가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바이마르 헌법